Thursday, August 13, 2009

VM웨어, 클라우드 컴퓨팅 업계 ‘MS’ 꿈꾸나?

x86 서버 시장의 가상화(Virtualization) 시장의 맹주인 VM웨어의 꿈은 어디까지일까? 가상화 소프트웨어 업체인 VM웨어가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라는 호재를 한껏 이용하면서 회사의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의 행보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구축한 제국을 꿈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5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OS’ 격인 야심작 ‘v스피어(vSphere) 4’를 발표했던 VM웨어가 이번에는 운영체제 위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을 개발할 수 있는 오픈소스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 최강 업체인 스프링소스(SpringSource)를 3억 6천 2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지난 6월에는 호스팅 회사인 테레마크 지분 5%를 확보하면서 직접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에도 발을 담그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왔다.

VM웨어 폴 마리츠 사장은 “오늘날의 컴퓨팅 환경은 뛰어난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에 의해 단일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 중심 세계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이번 VMware와 스프링소스의 결합을 통해 VMware는 가상화는 물론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로 올라서는 등 진일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는 VM웨어가 단순한 인프라 가상화에 만족하지 않고 이제는 애플리케이션 개발까지 직접 지원,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뜻이다.

스프링소스는 ‘스프링’이라는 오픈소스 프레임워크 최강자로 전세계 톱 10 은행 중 9개 은행이 사용할 정도로 시장에서 검증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는 오픈소스 SW업체다. 국내 IT 서비스 업체인 삼성SDS나 LG CNS, SKC&C 등도 스프링의 엔진을 적극 활용할 정도로 국내에서도 많은 적용 사례를 가지고 있다. 스프링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Net)도 적극 지원하면서 상용 닷넷 프레임워크를 구매해야 했던 기업들에게도 지지를 받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이랜드와 예스24가 스프링 닷넷을 통해 새로운 개발 환경을 마련했다.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란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SW의 기본 골격과 공통 모듈 등을 모아 놓은 제품으로, 이를 활용하면 설계와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유지보수를 용이하게 해 준다.

스프링을 이용해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인 ‘Anyframe JAVA’버전을 선보인 삼성SDS는 이 제품을 국내 시장에 적용해 본 결과 개발기간, 품질수준 등 개발 생산성에 있어서 이전에 비해 5 ~ 30%정도까지 높은 효율 개선을 보여줬다고 밝힌 바 있다.

VM웨어는 V스피어를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내외부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를 하나로 엮을 수 있도록 했다. 이제 프레임워크까지 손에 넣으면서 IaaS(Infrastruture as a Service) 시장은 물론 PaaS(Platform as a Service) 시장에서도 맹주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세계 자바 개발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스프링소스였다는 점에서 VM웨어는 전세계 자바 개발자들과의 접점을 단기간 내 확대할 수 있게 됐다.

PaaS의 경우 구글처럼 소프트웨어개발킷(SDK)를 공개, 개발자들이 이를 다운로드 받아 로컬에서 개발,테스트를 해서 구글의 개발 플랫폼 안에 얹는 방식이 있고,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처럼 아예 닷넷, SQL 서비스 등을 공개, 따로 개발하지 않고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빌딩 블럭을 플랫폼으로 제공하면서 개발자들을 끌어드리고 있다. VM웨어도 이제 이런 업체들처럼 다양한 형태의 PaaS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SDS 김창제 팀장은 블로터닷넷과 전화통화에서 “인력이나 자산 등이 부족한 기업들은 외부 IaaS와 PaaS를 활용하기 바랄 것”이라고 전하고 “IaaS 위에 필요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들을 더욱 손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VM웨어가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의 ‘MS’를 꿈꾸고 있지만 정작 이번 인수로 인한 충격파는 레드햇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스프링소스의 경우 애플리케이션 서버로 톰캣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레드햇은 제이보스를 통해 IBM의 웹스피어나 BEA를 인수한 오라클의 웹로직을 정조준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 않다. 선발 업체를 추격하기도 버겨운 상황에서 난데없이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던 스프링소스가 VM웨어의 품에 안기면서 자신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바 개발자들이 모두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프링의 경우 자바 프레임워크로 전세계 많은 자바 개발자들의 지지를 얻은 제품”이라고 밝히고 “VM웨어가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 관련 리소스를 투자하고 기능도 대부분 그 분야에 집중하게 되면서 스프링 제품이 변질 될 우려도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모든 개발이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이뤄지지 않는데 VM웨어라는 인프라 소프트웨어 업체의 인수로 인해 기존과 같은 수많은 기능들 업그레이드가 여의치 않을 수도 잇다는 것이다.

한편, VM웨어가 스프링소스를 인수하면서 VM웨어를 관계 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EMC의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은 더욱 탄력을 낼 것으로 보인다. 모지와 아토모스와 같은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부터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의 스토리지 제품인 ‘EMC 시메트릭스 V-맥스’도 선보였던 EMC가 VM웨어를 통해 IaaS와 PaaS 분야로 하나씩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코와 EMC, VM웨어의 3각 편대의 파괴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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