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접속해 프로그램 실행
휴대전화·PDA로도 이용 가능
워드나 엑셀 같은 오피스 프로그램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바짝 다가왔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터넷상에서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자료를 저장할 수 있게끔 하는 ‘윈도 애저(Windows Azure)’라는 소프트웨어(SW)를 27일(미국 현지시간) 공개했다.
◆모든 PC 작업을 웹에서=MS에는 ‘최고 소프트웨어 설계책임자(CSA)’라는 직함이 있다. 창업자인 빌 게이츠 전 회장이 오래 맡아 온 자리다. 2006년 이 자리를 물려받은 레이 오지는 이날 열린 ‘전문개발자 콘퍼런스(PDC)’에서 애저를 선보였다. 그는 “전 세계에 구축된 MS의 방대한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웹 기반 컴퓨팅 분야에서 구글·아마존·IBM 등과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인텔과 함께 PC 시대를 연 MS가 차세대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선전 포고다.
구글과 IBM·선마이크로시스템스 같은 정보기술(IT) 강자들은 차세대 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해, 또 MS 윈도를 견제하기 위해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해 왔다. 구글은 ▶개인 일정을 관리해 주는 캘린더 ▶웹 기반 e-메일 서비스인 지메일 ▶무료 오피스 프로그램인 오픈 오피스 등을 제공한다. IBM은 지난해 11월 ‘블루 클라우드’라는 이름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차기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2010년 상용화를 목표로 200명의 연구원을 기용하기도 했다. 델도 지난해 하반기에 브래드 앤더슨 부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사업팀을 만들었다.
◆SW도 임대해 쓴다=PC는 본체에 강력한 프로세서를 넣고 수십~수백 기가바이트(GB) 용량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등 대규모 저장장치를 갖춘 제품이다. 여기에 윈도XP·비스타 같은 운영체제(OS), 그리고 그 위에서 돌아가는 오피스·인터넷 브라우저 같은 SW를 깐다. 이용자는 자기 PC에서 원하는 작업을 한 다음 결과를 저장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런 PC보다 1970년대 이전의 대형컴퓨터(메인프레임)와 닮았다. 인터넷으로 서버에 접속해 컴퓨터 작업을 하고 결과를 저장하면 된다. 강력한 서버가 연산과 저장을 모두 맡기 때문에 접속 단말기는 꼭 PC여야 할 이유가 없다. 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휴대전화·PDA로 충분하다.
또 OS나 오피스 같은 값비싼 SW를 사서 PC마다 깔 필요가 없다. 한국MS 관계자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널리 보급되면 오피스 같은 프로그램을 직접 사는 기존 방식뿐 아니라 사용 시간에 따라 이용 요금을 내거나, 광고를 보는 대신 SW를 무료로 이용하는 것 같은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윈도와 오피스를 돈줄로 삼았던 MS까지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 적극 나서면서 ‘PC 시대의 종언’이 앞당겨지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가톨릭대 서효중(컴퓨터정보공학부) 교수는 “서버에서 원하는 SW를 불러와 작업하는 게 PC에서 직접 해당 프로그램을 돌리는 것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부각됐다”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클라우드 컴퓨팅=인터넷을 의미하는 클라우드(구름)에 접속해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정보는 인터넷상의 서버에 영구 저장되고 PC나 휴대용 기기 등 ‘클라이언트’에는 일시 보관된다. SW와 데이터를 서버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마다 불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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